2011년 11월 10일 목요일
내 고향이기는 해도 1년여 밖에 살지않은 타향같은 고향.
초등 1학년과 대학 휴학 중에 반년정도 과수원을 경작하면서 지낸 고향.
그외에는 방학 때, 찾아와서 줄창 놀다가 개학 때 후회막급 상태로 광주로 돌아가곤 했던 고향.
그래서 난 내 고향을 잘 모른다.
5월 귀향 후, 이리저리 부대끼면서 고향을 알아간다.
몰랐던 경치가 잡히던 태뫼길 새벽.
멀리 둘러친 덕룡산을 무심히 쳐다만 봤었는데, 어느날 아름다운 풍광이 가슴을 아리게하는 석양.
오늘.
어제에 이어 자원조사차 송암을 향했다.
동네 아저씨와 얘기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눈에 띄는 허름한 작은 집이 있다.
'상여...'집!
생각이 거기에 미쳤지만, 설마했다.
김일수 이장에게 전화했다.
'상여집 맞아요.'
거기만 있는 것이 아니란다.
공중뫼로 불리는 송산에도 있고 쪽대라 불리는 신촌에도 있다한다.
<관리가 부실한 터앞에상여집>
문을 살펴보니, 잠겨있지않다.
아니, 잠갔는데, 문고리가 오래돼 따져있다.
슬며시 열었다.
<치상도구들이 흩어져있는 터앞에 상여집>
풍정을 지나, 송산에 갔다.
이장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공중뫼라 불리는 송산에는 '나주송제리고분'이 있는 마을이다.
고분 아래쪽에 상여집이 있다한다.
설명만 듣고도 위치를 알겠다.
<모양이 터앞에상여집과 비슷한 공중뫼상여집>
마을을 좀 비껴 죽동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본래 마을회관에서 보관하던 치상 도구를 이곳으로 옮겼다는데......
이 상여집에는 준공 날짜가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다.
<기사년 준공일이 선명한 공중뫼상여집>
기사년이면 1989년.
지금으로부터 22년전 8월이다.
신촌으로 향했다.
신촌에는 100년이 넘은 물레방앗간이 있다.
그 옆에 있다한다.
방앗간 주인 어르신은 시제에 참석하고 안계셨다.
전화로 허락받고 물레방앗간을 들리고, 상여집을 찾았다.
물레방앗간에서 50미터 거리에 하얀 상여집이 있다.
<1993년 준공해가 적혀있는 쪽대상여집>
모습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쪽대는 1993년.
공중뫼에 비해 4년 늦다.
만들어진 시기는 각각 다른 듯한데, 하얀색 상여집의 형태는 모두 비슷하다.
역시 이곳도 문은 잠겨있다.
오늘, 고향에서 내가 몰랐던 또 다른 하나를 찾았다.
'내 고향에는 상여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