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2012.05.07 14:23:25 조회1293
2012년 5월 7일 월요일
엄마!
삼중시하에서 시작된 시집살이.
쏟아질 것 같은 초가집.
작은방은 가장자리가 닳은 뻣뻣한 대자리였다.
그 밑에는 잘 마른 호박씨가 있었다.
밖으로 드러난 푹꺼진 부엌을 지나 웃방을 갔다.
웃방에는 잉크 범벅이 된 삼촌 책상이 있었다.
지난해 태워버렸는데, 아차싶다.
고모가 여섯.
시아제 한 사람.
이런 틈바구니에서 살았던 엄마.
그 엄마가 이제는 어린애가 된 아버지를 간병한다.
귀저귀도 갈아채우고,
죽도 떠 먹이신다.
병원으로 옮기셨지만, 낯을 가리신단다.
타고난 부끄러움이 구십을 보는 나이신데도 버릴 수 없다.
엄마!
어릴 때, 이렇게 부른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 서먹하다.
그 엄마에게 해들릴 게 없다.
자식을 보내면서 애둘러 눈물을 감추시는 엄마.
오래 사시라는 기원도 못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