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탑제
2012.06.19 09:48:04 조회1405
마른 하늘이 원망스럽다.
땅은 갈라졌다.
화탑제의 물을 양수해서 파밭에 물을 줬다.
다음날 보면 고랑만 약간 축축하고 말랐다.
제자가 올린 어떤 사진에는,
갈라진 저수지 바닥에 가물치가 뒹굴고 있다.
67년, 68년 한해가 이랬을까?
당시, 치릿방죽 바닥이 쩍쩍 갈라졌었다.
조금 남은 물에 쪽대를 들이대고, 양쪽에서 몰아대면 고기들이 그물망 가득 잡혔다.
그 시절에 화탑제는 만들어진다.
개방죽에서 묵전까지 논을 가진 지주들이 돈을 모았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밀가루를 받아다가 울력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방죽은 가뭄에 요긴하게 쓰였다.
나주댐(우리는 다도댐이라고 한다.)이 생기면서, 방죽은 무용지물이 된다.
토사는 쌓이고, 주변에 잡초는 무성해졌다.
해서, 어른들은 시에 요구해서 저수지를 개수한다.
돌로 축대를 높이 쌓고 바닥을 긁어냈다.
그러나,
어매니티는 사라졌다.
면소재지 보건소 재건축 때, 버린 운동기구를 옮겨 설치했다.
철봉과 운동기구 몇개가 화탑제 주변에 멀쭘하니 서있다.
마을 주민들은 체험관 앞에 장미를 심어 곱게 단장도 하고, 아이리스를 얻어다 둑 아래 심기도 한다.
개나리가 들어서기도 하고, 철쭉이 심어지기도 한다.
석회질 비료가 좋다는 얘기에 산성 토양을 좋아하는 철쭉에도 시비한다.
덕분에, 철쭉은 많은 개체가 죽었다.
느티나무도 누군가 심어줬다.
이번 가뭄에 상당수가 죽었다.
방죽에 어울리는 수양버들은 없다.
이리저리 심고 가꾼 것이 질서가 없다.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구성하다보니, 문제가 있다싶다.
밑그림이 필요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