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장래를 길게 봐야한다는 생각은 이중적이었습니다.
마을 사업을 조급하게 서두르는 경향이 있어 제동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우선 있었습니다.
자립마을의 길을 열려면 목표를 설정하고 긴호흡으로 마을일을 봐야한다는 생각이지요.
한편, 게으름을 피울 요량도 있었습니다.
잘 안풀리면, 길게 보고 가는 사업이라고 핑계라도 댈 생각이었던게지요.
사실, 후자가 더 큰 요인인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마을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같은 지역에서 살았던 주민들은 깊은 정 못지않게 얽힌 사연들이 많습니다.
사연이 얽히면은, 도시처럼 훌훌 털고 이사를 갈 수 있는 여건도 못됩니다.
해서, 마을에는 이런저런 역학관계가 많습니다.
지역적인 연고, 성씨에 따른 연고 등 많은 불화 요인이 있습니다.
그런 불협화음을 짧은 시일에 해결할 수는 없었던 게지요.
솔직히, 자신이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긴호흡이 필요하다 싶었습니다.
저는 오랜 세월을 광주에서 살았습니다.
1년에 몇번 들릴 정도로 고향을 찾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크게 정을 붙이지도 못했고, 변해버린 시골 인심에 실망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마을사무장을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마을에는 겉에서 보이지 않는 속깊은 공동체의식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겁니다.
해서, 마을 공동체의식을 살려내자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리고, 공동체우선의 사고를 대전제로 활동을 했습니다.
올해, 1월1일부터 체험마을운영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운영위원장으로서 제일 먼저 앞세운 구호는 공동체복원입니다.
그러나, 경제적 토대 없는 공동체는 사상누각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해서, 지금까지 소득사업에 매달려 있습니다.
저는 법인의 실무형대표로 소득사업의 매뉴얼을 만드는데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직접 배워가면서......
3월 결산부터는 더존아이플러스 프로그램으로 원가 계산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매출에 대한 제조원가 비율이 85퍼센트나 되더군요.
소득사업의 외형만 키웠지, 내실은 약했다는 자평입니다.
해서, 이번 운영위에서 경영방침 중 제일의 과제로, '실속경영'을 내세웠습니다.
절약할 것은 절약하고, 조정이 필요한 부문은 조정해서 매출에 대한 제조원가 비율을 80퍼센트 수준으로 낮출려구요.
먼저 주류와 상차림의 가격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물론 절약할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구요.
특히 외부인에 대한 접대나 선물은 최대한 줄였습니다.
물론, 마을 주민들에게 주어지는 복지비용은 가능한 늘여갔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실속경영'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가격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있을 것으로 보이고, 고객 감소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개선에 대한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객수가 감소하면, 서비스 개선의 여지는 많아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속경영이 성공하면, 법인의 근로조건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속경영을 위한 변화에 여러분들의 깊은 이해와 관심을 바랍니다.
법인 대표인 저는 소득사업에 대한 매뉴얼이 갖춰지면, 체험마을운영위원장으로서 마을문화 분야로 시야를 돌려볼까 합니다.
작은 음악회도 생각 중이고,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영화 제작도 추진 중입니다.
작은 도서관과 음악이 흐르는 카페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물과 식물의 복지가 충만한 농장도 꾸미고 싶고, 마을 주민들이 어울려 신명나게 축제를 벌일 수 있는 마당도 마련하고 싶습니다.
이런 일들이 성취될 수 있도록 마을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의 격려와 지지를 바랍니다.
그런 일을 위해서 다음주부터 격주로 '미래화탑을 여는 마을포럼'을 시작합니다.
주민들이 발표자로 나서서 마을의 미래를 직접 그려가는 그런 포럼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세요.
2013년 4월 5일 운영위원장 김병한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