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돌과 칼관리
---------------------------------------
남원 칼장인의 칼과 숫돌에 대한 설명 중 일부.[형제식도 님의 글]
칼을 자루 쪽에서 날 쪽으로 뒤집어 보시면 칼이 얼마나 얇게 갈려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수입 브랜드 칼이나 일부 자루를 칼에 접합해서 만든 칼은 접합부 때문에 칼 날의 두께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럴 땐 접합방식으로 만든 칼은 칼날이 두껍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칼 갈기 설명드리다가 왜 칼 날 두께를 설명하냐구요?
칼날이 얇은 칼은 날 끝만 갈아주는 옥갈기로 갈아주어도 칼이 잘 들고,
칼날이 두꺼운 칼은 벗갈기로 칼을 갈아 주어야 칼이 잘 들기 때문입니다.
대바 등 단단한 것을 자르는 칼은 날이 두껍고 날을 옥갈아야 합니다
1. 옥갈기란 숫돌과 칼날이 이루는 각이 30도 이상 되게하여 칼을 가는 방법이고
2. 벗갈기란 각도가 5도 이하로 하여 칼을 가는 방법입니다.
일반 가정에서 칼이 잘 안 갈린다고 하시는 이유는 숫돌의 잘 못된 선택,
또는 칼 재료의 강도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입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칼을 갈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에 잘 안갈아 진다고 생각하십니다.
또한 칼을 갈 때 힘을 주는 방향이 잘 못 된 경우엔 쇠만 닳아지고 날이 서지 않습니다.
숫돌의 거친 정도는 숫자로 나타냅니다. 800방 1000방 1200방 등등 숫돌이나 사포(샌드 페이퍼)등의 거친 정도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숫자가 낮을 수록 입자가 거칠고 숫자가 높을 수록 입자가 곱습니다.
그래서 숫자가 높은 숫돌이나 칼갈이로 칼을 갈면 칼이 잘 안갈아지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이고,
숫자가 낮은 거친 숫돌이나 칼갈이로 칼을 갈면 칼이 잘 갈리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입자가 거친 숫돌과 칼갈이로 칼을 갈면 날이 예리하게 서지 않아서 쉽게 무뎌집니다. 자주 갈아줘야 합니다.
입자가 고운 숫돌과 칼갈이로 칼을 갈면 날이 예리하게 서서 쉽게 무뎌지지 않습니다. 덜 자주 갈게 됩니다.
거친 숫돌이나 칼갈이로 간 칼은 면도 날처럼 예리함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두꺼운 칼날을 빨리 얇게 만들려면 거친 숫돌로 갈아서 얇게 한 다음 고운 숫돌로 날을 세우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칼갈이는 연마제가 거칠어 숫돌보다 갈기 편하고 잘 갈리는 것 같아서 주부님들이 많이 선호 하십니다. 그러나 칼갈이는 숫돌만큼 예리하게 날이 서지 않고 끝날만 갈아주게 되어서 칼이 점점 두꺼워지는 것을 느끼시게 됩니다.
그러므로 숫돌에 갈아 쓰시는 것이 훨씬 잘들고 좋습니다. 칼 가는 요령 터득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요.
칼갈이는 임시 방편으로 생각하시고 숫돌에 갈아쓰시는 것을 권합니다;
숫돌을 구입하실 때는요. 거친 숫돌 하나 고운 숫돌 하나 이렇게 구입하시면 좋구요.
하나로만 쓰신다면 800방 정도를 추천드립니다. 800방으로도 면도날 만큼 예리한 날을 쉽게 세우실 수 있습니다.
그럼 칼을 가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기계의 도움을 받는 다면야 1~3분이면 됩니다.
그러나 숫돌(800방 기준)을 사용한다면 개인차와 칼 날의 차이가 있지만 전문가라면 5~10분 정도 걸립니다.
칼의 크기에 따라서 약간의 시간차도 있으니까요. 칼 가는 사람의 팔 힘에도 영향을 받죠^^
그럼 가정에서 칼을 가신다면 적어도 10분에서 15분은 걸린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한 5분 정도 갈아보시고 칼이 잘 안갈린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칼갈이로 칼 가는 것은 임시 방편으로 생각하시구요.
칼 갈아주는 연마제가 쇠로된 칼갈이는 잘 안갈리고 칼만 상하므로 가급적 사용하지마십시오.칼갈이는 대부분 한 방향으로만 잡아 당겨서 갈아야 합니다.
전동 칼갈이도 연마제가 많이 거칠어 칼날이 많이 닳아 집니다.
비싼 칼일수록 칼갈이보다 숫돌에 갈아 쓰십시오.
전동 칼갈이 등에 갈아 쓸 수록 숫돌에 갈아 쓰는 것보다 칼의 수명이 짧아지니까요.
숫돌에 칼 가는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우선 숫돌을 알맞은 것을 구입하십시오(800과 1000 정도를 추천합니다.).
2.물에 숫돌을 충분히 3~5분 정도 담궈주십시오. 숫돌이 물을 빨아드립니다.
3.그리고 숫돌 고정대가 있으시면 고정대에 고정하시고 아니면 걸레나 수건 등으로 숫돌이 안 움직이도록 고정
해주십시오.
4.숫돌에 물이 조금씩 흐르게 하거나 자주 손으로 물을 뿌려 주십시오.가는 동안 계속 물을 적셔주세요.
5.칼을 용도에 맞게 가는 방법을 선택해주십시오. (옥갈기 벗갈기) 그리고 칼의 모양에 따라 칼날과 숫돌과의
각도를 결정한 후
(무조건 각도가 몇도다 하는 방법은 틀린 것입니다. 칼마다 날이 선 각도가 다 다릅니다)
6. 오른 손에 칼을 쥐고 칼날이 본인의 몸쪽으로 향하게 한 다음 밀면서 힘을 주십시오. 잡아 당길 때는 숫돌에
안 닿고 돌아오는 느낌으로 밀면서 힘을 주십시오. 칼날 위치를 옮겨가며 밀면서 계속 갈아줍니다.
1~3분 정도 무뎌진 정도나 칼날의 강도에 따라 더 오래(10분이상) 갈아주셔도 됩니다. 800기준으로 걸리는 시간입니다.
7.반대로 뒤집어 칼날의 모양 용도에 따라 다시 각도를 숫돌에 밀착하거나 각도를 조금 또는 많이 결정합니다.
칼등이 본인의 몸 쪽으로 향하게 한 칼을 잡아 당길 때 힘들 주며 갈아냅니다.밀 때는 숫돌에 안 닿게 하는
느낌으로 잡아 당길 때만 힘을 줍니다. 힘을 주는 요령이 가장 어렵죠^^
8. 이렇게 칼을 갈아보면 칼 날 끝에 아주 미세한 쇠 조각들이 붙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날은 이미 다 서있습니다. 이 미세한 쇠 조각들만 떼어 내면 칼 갈기가 완료 됩니다. 이 미세한 조각을 떼어
내는 방법은 칼날을 30도 정도로 세운 다음 아주 적은 힘으로 정말 살살 아기 다루듯이 위에 6번 7번 방법으로 (밀 때 힘주고 당길 때 힘주는)번갈아 가며 날끝의 쇳가루만 떼어내 주시면 됩니다.
결론으로 잘드는 칼, 좋은 칼은 본인이 본인 용도에 맞게 관리를 잘 하시는 칼입니다.
얇고 두껍고 싸고 비싸고를 떠나서 숫돌에 잘만 갈아 쓰시면 어떤 칼이던지 좋은 칼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두꺼운 칼 보다 얇은 칼이 잘 썰리고 무뎌져도 야채정도는 썰리는 등 장점은 있습니다. 숫돌에 갈아 쓸 때도
두꺼운 칼 보다 쉽게 보다 빨리 칼날을 세울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칼날이 두꺼운 것은 단단한 것을 내리치거나 자를 때 유용합니다.(생선 뼈 닭 뼈 등등)
칼이 좋고 나쁨이 아니라 본인에게 좀 더 알맞고 편한 칼 본인이 쓰시는 데에 편한 칼이 좋은 칼입니다.
숫돌이던 칼갈이 든지 설명드린 것을 참고하시고 고르시면 조금은 본인에게 맞은 방법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수입 명품 몇 십만원짜리라고 꼭 좋은 칼은 아닙니다. 물론 디자인도 재질도 좋습니다. 그러나 국산도 같은 재질 비슷한 디자인입니다. 국산 몇 만원짜리도 좋으니 제발 '수입 모브랜드가 제일 좋다.' 이런 말씀이 조금씩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수입 브랜드 칼보다 싸고 좋은 국산 칼 많으니 너무 브랜드만 찾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국산 더 잘드는 칼 브랜드 칼 만큼 비싸게 팔면 오히려 더 안사시면서, 수입이라고 비싼 가격에도 구입하시는 분들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손 그라인더로 칼을 갈아 주시는 분들은 피하십시오. 칼 다 망가집니다.
숫돌에만 칼 갈아주시는 분께 가세요. 칼날이 심하게 빠진 경우가 아니면 칼은 숫돌에만 가는 것이 정석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헹켈 컷코 도루코 세신 등등 하이카본 칼은 그 강도가 상당히 강합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갈아 쓰시기가 힘듭니다. 그러니 날이 얇은 칼을 사시면 같은 강도에 날이 얇아서 잘들고 갈아쓰시기가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