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사][온타임즈][굿데이스포츠] 나주의 맛을 찾아서 나주곰탕, 영산포홍어, 구진포장어, 화탑마을 한우
2009.07.08 08:47:15 조회2094
나주시는 ‘천년 목사 고을’이라는 전통을 지닌 도시이다. 고려 성종 2년(983)부터 조선 고종 33(1896)년까지 2군8현을 거느린, 전남 지역에서 가장 큰 고을이었다. 역사가 그리 깊으니 맛의 내력 또한 길고 다양할 수밖에 없다. 나주시 문화관광해설사 김복순씨는 ‘나주에 오셔서 꼭 맛볼 음식으로 나주곰탕, 영산포홍어, 구진포장어, 화탑마을 한우가 손꼽힌다’고 추천한다. 김복순 해설사는 고향은 나주시 영산포 아래 이창동에서 태어나 현재도 용산동에서 사는 나주토박이이다. 2002년 나주시에서 실시하는 문화재지킴이교육을 받고 2004년부터 문화관광해설사의 길에 들어섰다. 천연염색문화관, 나주영상테마파크, 금성관 등이 그의 봉사일터이다.
나주곰탕은 전라남도에서 선정한 별미 24가지 가운데 하나이다. 나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김씨에게 가장 많이 소개해달라는 맛집은 나주곰탕을 잘 하는 집이라고 한다. 참으로 곤란한 질문이나 인원이 많은가 적은가에 따라서 추천을 해준다고 한다. 김복순씨는 나주곰탕의 연원에 대해서 나주읍성 내에 있던 장터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생겨난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소를 잡고 난 다음에 부산물로 나오는 머릿고기나 뼈, 내장 등을 이용해서 팔던 장국밥이 나주곰탕의 출발이라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간다.
대표적인 나주곰탕집은 남평식당(061-334-4682), 하얀집나주곰탕(061-333-4292), 나주곰탕노안집(061-333-2053), 탯자리나주곰탕(061-332-3377) 등이다. 곰탕 국물을 내는 방법은 어느 식당이나 비슷하지만 식당 주인의 비법에 따라 다른 재료가 추가되기도 하고 빠지기도 한다. 어느 집이건 국물 맛은 깊고 살코기 또한 푸짐하다. 쇠뼈에서 우러난 풍부한 칼슘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고 여자들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그만이다.
조선시대 나주목사가 머물던 관사인 목사내아 인근의 남평식당은 단체여행객보다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알맞은 규모이다. 남평식당의 곰탕은 고기 맛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일단 식당에 들어가면 식당 주인 장행자씨의 손놀림에 주목하게 된다. 손님 주문에 맞춰 밥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해서 따뜻하게 하는 토렴의 정성이 시선을 잡는다. 하얀 김이 식당 안을 가득 채우는가 싶더니 구수한 곰탕 냄새가 코를 벌름거리게 만들고 입맛을 다시게 한다. 국물에 고춧가루, 후춧가루가 들어가 얼큰한 기운이 돈다. 잘 삭은 멸치젓과 찹쌀 풀로 맛을 낸 깍두기와 묵은 배추김치는 곰탕 맛을 최고의 경지로 끌어올린다.
하얀집은 4대째 곰탕 맛을 가꿔오고 있다. 애초 상호는 ‘육문식당’이었다. 식당이 하얀 페인트로 도색된 일을 전후로 하얀집으로 불린다. 묵은 김치가 맛있어서 손님들 중에는 조금만 싸달라는 사람, 택배로 부쳐달라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이다. 노안집도 40년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곰탕에 들어가는 고기는 주문을 받고나서 뜨거운 국물에서 건져내 썰어낸다. 미리 썰어놓았다가 탕에 얹는 따로국밥식으로 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위치 : 나주시 금계동, 중앙동, 과원동 주차장 : ★★
영산포로 이동하면 홍어요리에 취해야 한다. 나주시내에서 영산교를 건너면 오른편으로 영산포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홍어를 맛보기 전 등대를 살펴본다. 영산강변에 등대가 서게 된 내력이 안내판에 적혀 있다.
‘1915년에 세워진 영산포 등대는 내륙 하천가에 있는 유일한 시설물로 등대와 수위관측의 기능을 갖고 있었다. 1978년 1월 영산호 물막이 공사의 시작으로 뱃길이 끊어진 영산포는 선창 기능이 상실되면서 등대 기능도 자연 상실되었고 1989년 대홍수 이후부터는 영산대교에서 수위를 측정하여 수위관측 기능도 상실되었다.’
지금 우리가 보는 등대는 지난 1996년 5월, 화려했던 영산포의 옛 명성을 다소나마 남기고자 몇몇 사람들이 사재를 털어 세운 것이다.
왜구의 침범이 빈번했던 조선시대 때 흑산도 주민들은 당국의 공도정책에 따라 섬을 비워야하는 일을 종종 겪었다. 흑산도에서 홍어를 싣고 출항한 배는 열흘에서 보름쯤 되는 항해 끝에 영산포에 닿았다. 홍어 창고를 열고 보니 발효가 잘 돼 있었고 독특한 맛이 났다. 이런 사연으로 잘 삭은 영산포 홍어회가 탄생했다. 현재 전국에 유통되는 홍어의 70%는 나주 산이다.
영산포 홍어의 거리에는 10여 개의 홍어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그 가운데 여행객들이 자주 찾아가는 집은 홍어1번지(061-332-7444)이다. 이 집에서는 회, 삼합, 찜, 무침, 전, 데침, 삼합전골, 보리애국 등 홍어를 재료로 한 다양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모둠정식을 시키면 홍어요리를 골고루 맛보게 된다. 식당 벽에는 영산포의 역사, 영산포 홍어의 유래, 홍어와 탁주의 궁합, 홍어의 종류, 홍어의 효능, 홍어의 성장과정, 전해오는 홍어이야기 등이 대형 패널로 정리돼있어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찬찬히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위치 : 나주시 영산동 주차장 : ★★
장어구이는 구진포나루터로 이동해야 맛본다. 이곳에는 대승장어(061-336-1265), 신흥장어(061-335-9109) 등 10여 개의 장어구이집이 몰려 있다.
구진포나루는 영산강의 중류쯤에 들어앉은 나루터이다. 나루터 앞 강물은 예전에는 그물만 던지면 민물고기를 수백마리씩 잡을 수 있었던 곳.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지점에 산다는 풍천장어도 제법 쏠쏠하게 잡혔다. 구진포가 번성했던 시절에는 목포에서 들어온 고깃배들과 나주평야의 쌀을 실은 배들이 뒤엉켜 장관이었다. 그러나 목포에 영산호하구둑이 건설되고나서 옛말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주변 양식장에서 키운 장어들을 가져다 쓴다. 이 동네에서는 5미가 아닌, 4미 장어를 쓴다. 1kg당 4마리인 장어라는 말이다. 5미 장어보다는 당연히 무게가 더 나간다. 보다 살아있는 맛을 위해 초벌구이도 미리 해두지 않는다. 손님이 주문하면 그때부터 양념장을 발라가면서 굽기 시작한다. 그러니 장어 맛이 촉촉하고 부드러울 수밖에 없다.
위치 : 다시면 가운리 주차장 : ★★★
나주시 세지면에 가면 화탑마을이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친환경나주배테마마을체험관에 화탑마을 한우직판장(061-337-2800)을 차려놓고 나주한우를 선보이고 있다. 화탑마을과 나주 인근에서 키운 한우 암소만 쓴다. 등심, 치맛살, 살치살, 갈빗살, 육회 등 어느 것 하나 비싼 것 없고 맛도 좋다. 상차림 비용은 1인당 얼마가 아니라 600g당 5천원씩 받는다. 매월 둘째 화요일에는 쉰다. 고기를 먹은 뒤에는 사골떡국, 소머리국밥, 누룽지, 냉면 등을 시며 먹을 수 있다.
위치 : 세지면 송제리 주차장 : ★★★[추천인: 나주시 문화관광해설사 김복순]
온타임즈 2009.2.1
굿데이스포츠 20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