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화탑마을 이장(맨 오른쪽)이 마을 식당을 찾은 고객들에게 암소 한우고기 유통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한우고기로 농심을 전하죠”
“암소 한우고기가 보들보들하고 맛있는데다 값도 매우 저렴해서 자주옵니다. 게다가 상인들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니까 더 믿음이 갑니다.”전남 나주시 세지면 송제리 화탑마을 주민들이 공동출자해 운영하는 한우고기 직매장과 식당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화탑마을이 한우고기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 비결은 바로 공동체의 힘이다.
◆수익사업이 마을에 활력 불어넣어=화탑마을은 친환경 배 테마마을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4월부터 주민 전체가 공동사업으로 연중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러던 중 한우고기를 팔아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마을 전체 한우 사육마릿수가 1,000여마리에 이르러 힘을 모으면 돈벌이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주민 80여명은 너나할 것 없이 10만~150만원씩을 출자해 3,500만원을 모았다. 이에 나주시가 4억원을 들여 한우직매장·농산물판매장·조리실·식당 등을 갖춘 마을체험관을 지어줬다.
주민 7명이 운영위원회를 가동하고, 3년생 이하 암소 한우고기만을 직거래로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생고기 600g에 2만1,000원, 등심은 2만9,000원 수준이다. 또 식당에 가져오면 600g당 5,000원을 내고 바로 구워먹을 수 있도록 했고, 주민들이 직접 가꾼 고추·상추 등 채소도 푸짐하게 제공했다. 한우사골로 우려낸 뜨끈한 소머리국밥과 떡국 등도 후식으로 인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우고기가 맛이 좋은데다 값이 저렴하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6개월간 매출이 17억원을 상회했다. 마을을 다녀간 고객도 5만명을 넘었다.
주민들은 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식당종업원으로 참여해 6개월간 농외소득으로 1억4,600여만원을 벌었다. 1년이 되면 이익배당금도 10% 지급할 예정이다. 요즘 많이 운영되는 한우고기 직거래장 대부분이 운영을 일반 사업체가 맡고 있는데 비해 이곳은 주민들이 운영과 판매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차별화된다.
이 마을 직매장이 인기를 끌자 인근지역에 한우고기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 3~4곳이나 생겼다. 이 지역 한우고기 소비촉진에 큰 기여를 한 것이다.김종운 노인회장(68)은 “수익사업이 있어야 공동체도 발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활력있고 생기 넘치는 마을로 탈바꿈했다”고 활짝 웃었다.
◆농산물 판매에도 중점 둘 터=2007년 친환경 배 테마마을로 선정된 화탑마을은 배 과수원이 30㏊에 달한다. 한우고기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배 현장판매는 부진한 편이다. 식당을 찾는 고객들이 식당 옆에 설치된 농산물 판매장에서 배는 물론 쌀·멜론 등 지역농산물을 구입해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앞으로 배와 관련된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고 농산물 판매 홍보전단도 고객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김종원 이장(64)은 “식당을 찾아온 고객들이 배를 선별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구입해갈 수 있도록 인근에 선별장과 저온저장고를 짓고 있다”며 “우리 마을의 궁극적인 목적은 마을 농산물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페이지 www.hwatop.co.kr, 농산물 택배주문 ☎061-337-2800.
농민신문 나주=임현우 기자
limtech@nongmin.com 2009.1.19